나의 이야기

산길따라 들길을 따라(2)

허공을 걷는 길 2010. 4. 17. 11:52

오늘은 우리 회사만 휴일이다.

 

산에서 시간을 좀 많이 보내야겠다.

 

지금 4월 중순인데도 아침 저녁은 춥다.

바람도 차다.

 

그래도 체육공원까지 올라가는 길은 좀 가파르기 때문에 땀이 난다.

헉헉 거리며 땀을 흘리며 올라 가 보니 벤취에 두쌍의 신혼부부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부부는 각시의 무릅에 누워 아마도 귀를 파는 모양이다.

그러면서도 남편의 배가 사랑스러운지 말로는 "이 튀어 나온 배 어쩔래"하길래 나 역시 나온 편이라

내 손이 내 배로 간다"너는 어쩔래"

 

두쌍의 부부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어보니 아마 동서지간인 모양이다.

지금 이야기한 부부가 아래 동서인 모양이다.

 

두쌍의 부부가 즐겁게 시간 보내는 것을 보니 내가 저 때즘 우리 부부는 어떻게 지냈나?

나는 참으로 어리섞은 신혼시질 보낸게 앞의 저 두 부부를 보니 확실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긴 시간도 아닌 신혼시절을..........

 

참으로 아름답다.

두 부부가 산에서 큰 소리를 내며 웃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나 역시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오늘은 반대 방향으로 가보자

 

여기도 무덤들이 많다.

그런데 한가지 공통사항은 이 산에 있는 모든 무덤들이 다 편안해 보인다.

그리고 비록 조화일지라도 정성껏 관리를 해 놓아서 그런지 조상님과 후손들이 모두 편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편안하게 지내시고,행복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산 공기를 더 마실려면 산 쪽으로 좀더 가서 하산해야겠지.

그래 좀 더 걷는 길로 걸어가보자.

어 그런데 또 다시 오르말 내리막을 몇 번 더 하는구나. 

여기는 사람들이 많이 안 다니는 코스인 것 같다. 

길에는 낙엽이 깔려 발바닥에 오는 감각이 좀 그렇다.

등산로 한 가운데 나무가 쓰러져 있는데도 치워져 있질 않다.

잘못 왔나? 

좀 으시시 한다.

무언가 툭 튀어 나올 것 같다.

약간 겁이 나서  "관세음 보살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 보살"하면서 가고 있다.

한참을 가다보니

이런 세상에 도로를 낸다고 산이 끊어져 있다.

아무런 표시도 없다.

할 수없다.

엉금엉금 내려 가는데 산의 흙이 무너지지 말라고 몇몇 분이 작업하고 계신다.

"아저씨,이런 작업을 하시면 등산로가 없다고 표시 해 놓아야지 잘못하면 다치겠어요"

"예, 위에 관리자에게 이야기 할께요"

 

거의 다 내려 오다 보니 개 세마리가 온다.

두마리는 집에서 키우는 개 같은데 한마리는 들개 같다.

눈을 마주치지 말아야지

개 세마리가 내려 오는 길을 피해 돌아 내려오니 세마리 가 먼저 도로로 내려와

어슬렁 거린다.

두마리는 작업하는 아저씨들이 돌봐 주는지 작업하는 아저씨들을 보고 꼬리를 살랑 살랑 거린다.

한마리는 무덤덤하게 같이 어울리는 것 같다.

 

들길 따라 내려 오다보니 "복지회관"이 있다 어르신들이 모여 지내는 곳인가 보다

"희망동"

그래 옷 벗는날 까지 희망은 있는 거지.마음 먹기 따라서...................

 

한참을 내려 오다 보니 한 사람이 완전 등산복장을 하고 온다.

아마 나와 같은 코스로 왔나보다.

동네 길가에 아마도 버려놓은 듯한의자를 누가 갖다 놓은 모양이다.

다리가 아픈지 그곳에 앉아 쉬려나 보다.

 

벗꽃이 바람에 날려 눈오는 듯 하다.

꽃 눈이 내리고 있다.

 

 

갑자기 커다란 개 한마리가 길 건너에서 마구 짖어된다.

따라 오면서...............

오늘따라 왜 이리 개들이 많지......

"저리 가"하고 나도 큰 소리를 질렀다 약간은 겁이 났기에......

그런데도 길 건너편에서 계속 따라 오면서 짖는다.

조그마한 돌멩이 하나 주워 던지는 시늉을 냈다.

그러니 그때서야 서서 짖기만 한다.

그 놈 참......

 

내가 걷고 이 편에 자그마한 개 두마리가 있다.

"응~ 애네들을 내가 어떻게 할까봐 미리 겁을 주었구나.

 그런데 덩치를 보나 생김새를 보나 너와는 관계없이 보이는데........

 혹시 너 그 큰 덩치에........"

혼자서 상상하면서 피식 웃고 간다.

 

이제 논들은 봄을 맞이할 준비들을 하고 있다.

땅을 일구어 놓은 모습은 복잡한 나의

마음을 일구어 놓은 것 처럼 편안하게 해준다.

다음에 일어날 일들을 기대하는 것 처럼.

경운기는 오늘 오전 일과가 끝났는 모양이다

편안하게 쉬고 있는 모습이 여유롭네..............

 

개울가에 흐르는 물도 제법 향긋하다.

물이 향긋하다고?

내 마음이 향긋해지는 것 같다는 이야기다.

 

 

논 가에 염소어미와 새끼들이 정답게 지내고 있다.

내가 새끼들 옆에 가니 새끼들이 놀라 어미 옆으로가서 숨는다.

나도 염소띠야^^

 

 

오리들이 또 개울가에서 놀고 있다.

집 오리들은 아닌데........

 

 

저 만치에서 학인가 보다

한마리가 외로이 개천가에서 노닐다가 놀래서 날아가 버린다.

혼자서................

저쪽 산 한 모퉁이로 날아간다. 

외롭겠다.

저 오리들은 다 짝을 이루면서 꽥꽥 거리며 물 장난치는데.....

 

 

여기도 유채꽃이 피었네

비록 좁은 도로 한모퉁이지만 참으로 예쁘게 피었네.............

 

 

논 둑길에는 아주머니인지 할머니인지 쑥을 뜯고 계신다.

참 한가롭게 보인다.

그리고 편안해 보인다.

사진 찍는다고 무어라 하시는 것 같으시네

미안합니다.

너무 여유로운 모습이 아름다워서 올려 봅니다.

그런데 너무 멀어서 얼굴이 잘 안보이네요 ^^

 

 

여기 한송이 야생화가 외롭게 피어 있네

너도 사랑을 못받아 사랑을 그리워하니

노랑색으로 한송이 꽃을 피웠네

 

 

여기는 아직 봄인데 이상한 허수아비들이

바람들과 함께 즐겁게 춤을 추고 있네

얼 쑤~ 좋다.

 

 

길 가의 이 옛집은 사람이 사는 집 같지는 않은데

누구의 집일까?

 

 

이제 집이 가까운가 보다

산불조심 깃발이 봄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담배 피시는 여러분

길가에 담배꽁초 함부로 버리지 맙시다.

 

저기 차안에서 담배피시는 분 꽁초는 차 안에 잇는 재털이에..............

 

아름다운 이 강산은 나부터 몸소 실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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