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와 더불어 30여년

경봉스님 친견???????????????

허공을 걷는 길 2010. 3. 19. 15:46

 

이제 그녀와 아주 쬐끔 가까워졌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양산 통도사에 놀러가기로 하였다.

 

그녀의 집안은 아주 불교에 심취해 있었고

우리는 흔히 이야기 하는 말로만 불교 집안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적멸보궁"이 모셔 져 있는 양산 통도사로 놀러 가기로 하였다.

 

우리는 아직까지도 손을 잡고 놀러 갈 상황까지 안되었는지

내가 손을 잡으려면 피하고 또 피했다.

부산에서 양산 통도사가는 시외버스를 한참동안 줄서서 기다리다가 어렵사리 Bus를 탔다.

 

Bus타고 가면서 좀 힘들었는지

통도사 올라 가다가 그녀가 발못을 삐끗했다.

Bus타고 오는데 힘이 좀 들었는데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싶어서 슬그머니 그 녀의 손을 잡으려는데

자꾸 피하다가 길 끝에 미끄러지면서 발 목을 삐끗하였다.

 

나는 지금이 기회다 하고

그녀의 발목을 주물려 주려 한다.

손을 거부하던 그녀가 쉽게 발목을 내 줄리 만무하다.

"아니 사람이 왜 이렇게 미련해요? 내가 당신을 잡아먹기라도 한답디까? 정말 사람 무안하게 만드는데 대단한 재주를

 가지셨네요"

지나가던 사람들이 힐끗 힐끗 쳐다본다.

어쩔수 없는 상황이 되니 할 수 없어 발목을 내어 준다.

고등학교 다닐 때 교련 시간과 군에서 배운 비상 응급처지를 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길 한 복판에서......

그녀는 그 자체가 너무 싫은 모양이다.

5분도 안되어서 괜찮다 한다.

나도 모르는 척하고 둘이서 좀 떨어져 걷는다.

그녀는 발목이 아픈지 계속 절뚝거린다.

"아쉬우면 손 잡아달라 하겠지"하고 혼자 슬슬 걸어가고 있는데 결국 끝까지 손 잡아달라는 소리를 하지 않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 날 경봉스님께서 법회를 하신다 한다.

그녀의 집안은 불교집안이기 때문에 경봉스님의 원력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지만 나는 무뢰한이다.

 

그녀 하는 말 "큰 스니을 친견하면 좋은 일이 있대요"

"그럼 우리 결혼하게 해달라고 해야 되겠네요"

그 녀의 표정은

"아치 잘못 이야기 했다'하는 표정.......

그래도 난 좋았다.

법회하기 전까지 점심먹을 시간이 좀 있다.

"점심식사 하실래요?" 그녀가 다소곳이 묻는다.

"여기서 점심먹을 때가 없잖아요?"

내가 퉁명스럽게 이야기 하자

"여기서 좀 기다리세요 제가 요기할 것 좀 사가지고 올께요"

 

한참을 기다려도 음식을 구하러 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 혼자 그냥 집에 가 버렸나?"

한참을 기다리면서 목을 쭈욱  내어 밀어 보니

저 아래에서 양쪽 손에 무엇을 들고 절룩거리면서 열심히 올라오고 있다.

요즘 같으면 당장 쫓아 내려가서 받아 들고 왔겠지만

그 때는 너무 철이 들지 않아 모르는 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마음 속 한편으로"저 정도면 평생 날 굶기지는 않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택은 잘 한것 같다.단 저 높은 콧대만 꺽어면 정말 사랑스럽겠다"하는 생각이 내 머리를 꽉 채운다.

 

"어디까지 갖다 이제 온거에요. 곧 법회 시작한다 하는데....."

그녀는 약간 화가 난 얼굴이다.

"여자가 다리가 아프면 여자가 간다해도 남자가 간다해야지 뭐 이런 남자가 다 있어.

 내가 당신같은 남자하고 결혼하나 봐라"라고 그 당시 그녀는 그렇게 다짐했었다 한다.

 

나는 그 당시 그녀가 통도사 주변을 다 알고 아는 집에서 무엇을 사오는 가보다 하고

무심하게도 발목 아픈사람에게 점심 요기꺼리 까지 심부름 시킨 결곽 되어 버렸다.

사실은 그녀도 그 지역의 음식점을 잘 몰랐기 때문에 주변을 한참 돌면서 요기거리를 준비해왔다.

 

 가져온 음식을 정말 맛있게 후다닥 먹어 치웠다.

그리고 나는 키가 컸기 때문에 멀리서도 경봉스님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경봉스님 모습을 멀찌감치에서라도 뵙기 위해 그 아픈 발목을 세워 보기도 하고 지극정성으로 노력한다. 

그래서 삶들 틈 사이에서 뵐 수 있도록 약간의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당연히 나의 얌체같은 행동이었지만..........

 

"잘 보여요?"

"나는 키가 커서 멀리서도 잘 보여요"

그년는 멀찌감치에서라도 경봉스님 모습을 보게 되어 아주 기뻐하는 것 같았다.

나 역시 좋았다.

왜냐고? 

경봉스님의 법문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 머리에는 "스님 저가 이 여자와 꼭 결혼하게 해주세요"하는 마라만 계속 입력하였기에......

 

법회가 끝나자 그 녀가 묻는다.

"좋았어요?"

"너무 좋았어요"

"스님 법문 내용 중 어떤 부분이 좋든가요?"

"나는 스님 법문은 귀에 들어오지 않고 당신과 꼭 결혼하게 해달라는 생각을 스님에게 계속 빌었어요"

.......................................

 

 

지금은 큰 스님과 스님들의 법명이 새겨져 있는 그 곳에 우리 장인어른 아니 혜초스님의 이름도 그곳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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