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와 더불어 30여년

가끔은 무식한 행동이 감동을 줄 때도 있다.

허공을 걷는 길 2010. 3. 22. 16:38

 

 

그녀의 집에서도 나와 우리 부친의 적극적인 공략으로 그녀의 집에서도 거의 결혼을 생각하고

그녀의 어머니가 사주를 보고 오다가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는지

대로에서 길을 건너다가 트럭에 받히는 대형 교통사고가 났다.

이 대사건으로 인해 그녀와의 결혼에 대한 최대위기가 왔다.

 

그녀의 집안- 특히 이모들 간에 의견이-에서는 결혼 전 이런일이 있다는 것은 불길한 징조이니 결혼을 안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으로 모아 지고 있었다.

연락을 받은 나는 바로 부산에 있는 병원으로 갔다.

그녀의 부친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나 있었다.

나를 보는 순간 병문 앞을 가로 막으시며 병실에 못들어오게 하시는거다.

병실 문 앞을 가로막고서....................

 

"여기 까지 왔어니 한번 뵙고라도 가게 해주십시오"

"자네 때문에 이런 일을 당했는데 어딜 감히 들어오겠다는건가. 당장 돌아가게"

완고하게 막고 계신다.

 

이왕 이렇게 된 것,어차피 결혼은 힘들 것 같고

그러나 그녀의 모친께서 얼마나 다치셨는지 보지 않고 돌아간다면 비겁해질것 같다라는

생각이 죽을 때까지 어깨의 짐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

에이 이래도 저래도 그녀와 결혼을 못할 것 같으면 무식하게 한번 더 사고치자 그러고선

서너발 뒤로 물러서서 마치 코뿔소처럼 그녀의 아버지를 밀치고 들어갔다.

 

그녀의 아버지는 엉덩방아를 찍으시고

"뭐 이 따위 무례한 놈이 다 있냐"하고 화를 내시는데

병실 안의 분위기는 묘하게 변한다.

 

"어 그래도 사내다운 맛이 있네"

"뭐 저래 무례한 놈이 다 있어"  

이모님들 간의 편이 갈라진다

50:50

 

그녀의 어머니는 무척 당황하신다.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한참동안 말을 못하다가

"매주 찾아 뵙겠습니다.저로 인해 사고가 났어니 결혼은 둘째고 일단 퇴원 하시는 날까지

 찾아뵙겠습니다"

하고 그 날은 돌아 섰다.

 

매주 병원에 들어 닥쳤다.

그러다 보니 주위 같이 입원해 계신 분 들께서 입모아 한 말씀들 하신다.

"사위잉교?"

"아닙니다."

"그라믄 예비 사위"

빙긋이 웃고 말았다.

그러니 "요즘 저런 사위가 어디 있노 ? 매주 저렇게 찾아오는 사윗감이 어디있노?

요즘 세상에 친아들도 그리 안할낀데..........."

 

갈 때마다 주위 어르신 들이 더 반기신다.

"직장이 어딩교"

"창원에 있는 SS중공업에 다닙니다"

"세상에 직장도 좋고,창원에서 매주 오니 대단하다.정말 사윗감 좋다"

어느 정도 세월이 흘렀는지 분위기가 반전된다.

 

주위 계신 분들이 "언제 결혼할거냐?'고 자주 물어 보셨는 모양이다.

우리 부친도 가끔 찾아 가시기도 한 모양이다.

 

어느 토요일 내려가니 "자네 손가락 내어보게" 하신다

"손가락은 왜요?"

"자네 결혼 반지를 같이 가서 하면 좋겠지만 내가 몸이 이래서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려 그러네"

"그럼 저에게 따님을 주시는 겁니까?"

"그래 우리 딸 울리지 말고 잘 살게,잘 살아야 하네"

"장모님 감사합니다. 정말 잘 살겠습니다."

그리하여 드디어 그녀와의 결혼이 이루어 지게 된 것이다.

 

나의 정성이 장모님에게 감동을 드렸던 것 같다.

아니 주위분들의 도움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그 후 완전히 치료도 못 받으시고 퇴원하셔서 나의 결혼 준비가 시작되었다.

 

우리 장모님은 내가 결혼 후 지금 처럼 잘 사는 모습을 못 본체 아마도 그 교통사고의 후유증과 집안 일로

51세에 돌아가셨다.

내가 진급을 하고 아파트를 사고 차를 살 때 항상 보고픈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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