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와 더불어 30여년

아프다던 그녀는

허공을 걷는 길 2010. 3. 18. 16:51

 

그녀와 어느 정도 결혼에 대해 무르익을 갈때 쯤

확실하게 나는 그녀를 믿는다는 의미에서 월급날에 맞추어 창원으로 한번 오라 했다.

무엇 때문에 오라 그러느냐고 묻길레

나는 우짜당간 창원에 불러 올리는 게 목적이었기에 와 보면 안다 그랬다.

일부러 그 주는 너무 바빠서 부산에 못내려 가니 월급봉투를 집에 좀 갖다주라고......

 

그러나 그녀는 다른 생각을 했는지 못 온다 한다.

둘다 무작정 "와라","못 간다"하다가 당일 날 너무 아프다는거다.

 

나는 진짜 아픈 줄 알고 시커먼 작업복을 입고 예비 처가집으로 쳐들어 갔다.

얼마나 아프길레...........

 

집앞에 도착하니

그녀는 목욕을 하고 집앞에서 마주 쳤다.

멀쩡하다.

한편으로는 얄밉고

한편으로는 아프지 않은 것을 보니 안심이다.

 

화장하지 않은 생얼굴을 그 날 처음 본 것이다.

참 이쁘다^^

평소 화장을 잘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녀의 입술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그녀는 아파서 목욕갔다왔다 하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였지....

 

배 고프다고 집에서 밥 달라고 졸랐더니 예비 장모께서 깜짝 놀란다.

창원에서 금누해야 할 사람이 그녀의 집에 와서 그것도 양복차림이 아닌 시커먼 작업복 입은 채로.......

 

이왕  이렇게 된 것 그 녀의집에서는 평소에 무엇을 해먹고 지내는 지 궁금했다.

어디 집이든지 예고하고 가면 평상 시의 모습을 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래서 저녁을 얻어머고 가겠다고 하니

어이가 없었던지 "자네가 갑자기 와서 반찬이 없는데 이해 하게나"하시며 저녁상을 차려 오셨다.

그 때 그 밥맛은 정말 잊을 수가 없었다.

비록 상추쌈과 밑반찬들이었지만 나는 상추쌈을 즐겨 먹기 때문에 놋 그릇으로 된 밥 그릇을 상추쌈으로 두 그릇을 순식간에

비워버렸다.

저녁먹고 난 뒤 예비 장모께서 하시는 말씀

"자네는 우리아이와 결혼한 후 아들 못놔도 원망말게"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자네 식사하는 것 보니 아마도 아들 놓기는 힘들 것 같네"

"저는 아들보다 딸을 더 좋아합니다"

어이가 없으신지 그냥 웃음으로 넘어가신다. 

 

그런데 나는 아들,딸 골고루 낳아서 잘커서 자기 몫을 곧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결혼 후에 명절에 처가집에 가면 그 큰 놋그릇으로된 밥 그릇을 두 그릇 먹지 않으면 상당히 섭섭해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