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와 더불어 30여년

자네는 100점 만점 중 40점밖에 안되네

허공을 걷는 길 2010. 3. 18. 13:39

 

그 녀는 나와 결혼하지 않을려고 발버둥 칠 때이야기다.

정말 어렵게 그녀의 집 앞에까지 왔다.

집에 같이 들어가지니까 처음에는 옆으로 도망가더니

내가 문을 두드리자 자기 집 앞에 앉아 펑펑 운다.

 

나와 결혼하는 게 그리 싫었는지......

 

우짜당간 처음으로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 당시를 되돌아 보면 그 때 그 용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내가 내 자신을 되돌아 보아도 그 용기가 가상하다.

 

그녀의 부모를 뵙기 위해 안방으로 들어갔다.

당연히 표정들은 굳어계신다.

 

그런데 집에서 그것도 방에서 키우는 개가 날 뚧어지게  보고 있다

그 개는 치와와 종으로 성질이 그리 좋지 않다 했다.

자기 식구외에는 엄청 짖고 물고 했다한다.

그런데 나한테는 짖지도 않고 바라보고만 있다.

나 역시 개,아니 모든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만진다거나 안아주는 것은 내 사전에는 없었다.

 

갑자기 이 말이 떠 오른다.

"그 집 식구가 되려면 그 집 개 부터 내편으로 만들어라"

그래서 용기를 내오 손짓을 하니 나에게 온다.

그것도 암놈이라 하는데......

 

네가 양반자세 하고 앉아 있는데 양 다리 사이로 와서 얌전하게 안기면서

앉아있는다.

이미 그 개는 내가 이 집 식구가될 것을 먼저 알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그녀의 집안 식구들은 내가 그 집 식구가 된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을 때였다.

 

그녀의 아버지께서 질문한다.

"자네 본관이 어딘고"

"김해"입니다.

"그럼 김수로왕의 몇대 손인고"

"......잘 모르겠습니다"

얼굴이 다시 편치않다.

"그럼 파는 무슨 파인고"

"홍은공파입니다"

"그럼 4대 조부,조모 존함을 한문으로 써보게"

".........................잘 모르겠습니다."

"자네 장남 맞는가?"

"예"

고개를 갸우뚱 거리신다.

 

결혼 후 이 날의 장인어른의 일기장을 내게 보여주셨다.

"100점 만점에 40점 결혼 불가"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지금은 당신의 자식보다 더 사랑받는 사위

존경받는 남편이라는 것이 좀 아이러니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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