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와 더불어 30여년

아들이 이 세상 나오던 날.

허공을 걷는 길 2010. 4. 23. 11:40

설계부서에 근무하고 있을 때다.

 

나도 아빠가 될 준비를 하고 있을 즈음

그 녀는 정말 아침 출근 할 때와 퇴근 할 때 사오라고 하는 과일이 다르다.

아니 퇴근해서 사와면 그것이 아니라고 할 때도 많았다.

그 당시 파인애플은 사기가 힘들었지만,어렵게 부탁해서 캔으로 된 것을 사가면

파인애플이 먹기 싫다는 것이다.

 

그 놈 참 별나다.

그러나 내 생애 처음 나의 2세 이기에 정말 할 수 있다면 다 하였다.

특히 그 녀는 사과를 즐겨 먹었다.

그 당시 소형 트럭에서 마이크로 "한바가지에 단돈 천원"하고 떠들면

그 사과를 사와야 한다.

그 사과의 크기는 아이들의 주먹만한 크기

그래도 그녀는 맛이 있다며 즐겨 먹었다.

 

아마도 뱃속에 아이의 피부는 정말 고울 거야

항상 고기 보다는 과일을 많이 먹었기에.................

 

예정일이 15일 쯤 남았을 때 일이다.

출근 하려는데 수박이 먹고 싶다고 수박을 사오라 한다.

"아직 철이 이른데.......... 구해 볼께"

하고 출근을 했다.

점심시간 전 후인 것 같다.

그 녀로 부터 전화가 왔다.

"나 배가 너무 아파서 부산에 왔어요'

"아니 아직 15일 이나 남았는데 왜 벌써 갔어"

하고 화를 내었다.

그리고 당장 오라고 했다.

그 녀 역시 진통이 가라 앉으면 오겠다 한다.

아무 생각없이 업무에 매달려 있는데 저녁 7시 경

아버지 한테 전화가 왔다.

"진아 너 아들 낳았다.'

"아들요?"

부서원들이 내 전화 하는 소리를 듣고

"와! 아들이란 다 축하합니다"하는 소리들이 사무실 여기 저기에서 터져 나오고

박수도 치고 난리가 났다.

나는 어안이 벙벙하여 그냥 건성으로 고맙다 했지만

믿기지가 않아 멍하니 있는데 누가 와서 그런다.

"너 아들 낳았다 하는데 빨리 병원 가봐야 되는 것 아니야"

그런데 정말 믿어지지 않아

집으로 전화를 했다

어머니가 받는다.

"엄마 진짜 아들 낳았어요?"

"그래 너거 아들 낳았다."

그런데 목소리가 좀 그렇다.

(나중에 알았지만 친탁을 하지 않고 외탁을 해서 기분이 상하신 모양이었다)

오늘은 늦었으니까 내일 가지 뭐.............

동료들과 모두 한마디씩 한다.

간 큰 남자라고

왜?

아들 낳았다 하는데 당장 안가고 다음 날 간다하니..........

(사실은 그 당시 나름대로 책임지고 수행하는 Proj.가 있어서 마무리하고 가기 위해서였다. 아니,

 과장님에게 눈 바깥으로 나기가 더 싫은던 것이 맞을 것 같다)

 

다음 날 병원에 가 보니 장모님과 모두 와 계신다.

그 녀는 내가 가자 등 돌리고 만다.

어머니께서 한마디 거든다.

"왜 이제사 왔냐?"

"일이 좀 바빠서요"

장모님께서

"그래 이제 식구가 늘었으니 열심히 돈 벌어야지"하고 웃으신다.

 

우리 아들을 보니 너무 예쁘다.

아들이지만........

외탁을 하다보니 더 예쁘다

머리카락은 반 꼽슬이고

눈은 초롱초롱하고

그래 아들아 항상 건강하게 자라다오^^

 

태어난 날 1981 5.4(음력) 단오 하루 전 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아내와 나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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