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와 더불어 30여년

바보 3

허공을 걷는 길 2010. 4. 19. 21:25

서울에서 생활 할 때다.

그때 내 바로 아래 동생이 결혼하였는데

과정이야 어떻게 되었던

둘째네는 결혼 하자말자 부평에 아파트 한채를 사서

신혼생활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나와 그녀는 우리 부모에게

너무나 섭섭하였고

그 때부터 우리 형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일어났다.

그러니 어쩌다 시갓집 이야기만 하면 싸우게 되었다.

 

부모의 역활은 그때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하였고

우리 아들과 딸의 차이가 9년 차가 된 이유도 거기서 부터 시작된다.

 

한번은 또 시갓집 이야기하다가 싸웠는데

그 녀가 나와 헤어지겠다면서 우리 아들을 두고 갈테니 잘 키워보라 하고

나간다.

 

눈도 부릅떠고 내가 무얼 잘못햇는지 따져 보지만

그녀는 막무가내다.

 

할 수 없다.

무조건 잡아야지

아무리 이야기 하고 설득해도 소용이 없다.

서울 한복판에서.................

 

방법이 없었다.

공원 근처로 억지로 데리고 가서

결국은 나의 자존심을 다 버렸다.

내 가정을 지키기 위해 ................

그리고 너무 당황한 나머지 그 녀 앞에 바보처럼 꿇었다.

 

그런데 그 곳이 서울에서 유명한 정독도서관 앞이었다.

학생들이 힐끗 힐끗 보고 가는데도 모르고

웃고 가는데도 모르고

화해를 다하고 난 다음 안 사실이지만......................

 

그러나그 녀 앞에  꿇어본 것은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이었지만

되돌아 보면 그 사건으로 인해 우리가 현재까지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가면서 잘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녀도 이제 나이가 오십 후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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