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와 더불어 30여년

신혼여행 그리고 짐승

허공을 걷는 길 2010. 4. 13. 12:15

 

양가 부모님과 친인척분들에게  인사드리고

드디어 신혼 여행을 가기 위해 차에 올랐다.

그 녀의 예쁜 얼굴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방긋 방긋 웃을까?

교통사고로 몸이 불편하신 장모님,그리고 어린 처남 둘,불교공부에만 몰두하시는 장인어른

그 당시만 하더라도 장인께서 사업을 하다가 경쟁 사업자의 무고한 고발로 사업에 손 떼시고 계시니

장녀로서 어찌 눈물이 나지 않겠느냐만................

 

 

할 수 없다 비장의 무기

"저 있잖아요 그만 우시고 이것 좀 보실래요"

내 근무처의 외국인 발주처 축하 편지를 내밀었다.

"저 고생 안 시킬께요, 자신 있어요,비록 지금은 빈 손이지만 행복하게 해드릴께요"

그제사 눈물을 닦는다.

"미안합니다............"

 

 

또 다시 말문을 닫는다.

그 녀의 마음을 안다고 둘다 입 꾹 다물고 간다면  그건 아닌것 같아

혼자 나 잘났다고 떠들면서 경주에 도착하여 호텔로 들어갔다.

사이 사이 웃어주는 그 입이 너무 이쁘다.

 

그 녀의 가방을 호텔 종업원이 받아 들자 당황해하며 "괜찮아요 제가 들고 갈께요"하고

가방을 받아 가려한다. "이런 곳에서는 가방을 맡기는게 예의인데요"

그 녀는 또 다시 눈이 둥그레진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는지 종업원에게 가방을 맡긴다.

 

영화를 보면 신혼부부가 방에 들어갈 때 신랑이 신부를 번쩍들고 들어가야 하는데 둘다 그 종업원 때문에 머쓱하게

아무 분위기 그냥 들어갔다.

 

그래도 들은 이야기는 있어서 종업원에게 팁을 나름대로 후하게 주니 잽싸게 인사하고 나간다.

아마도 좋은 첫날 밤이 되어라 하면서.........................

 

호텔 방에 들어오니 둘다 어색하기 짝이 없다.

남자가 리더하여야 되는데

나 역시..................

그러다가 "우리 식사하러 가요"하니 그 녀도 고개를 끄덕인다.

저녁식사를 하고 들어오니 둘다 어색해서 어쩔 줄을 모르는데 내가 먼저

"피곤하죠 오늘은 그냥 샤워만 하고 자요"그러니 그녀의 얼굴이 발그스레 진다.

너무나 예쁘다.그리고 사랑스럽다.

참 나는 복도 많아!  저렇게 아름다운 여인을 내 아내로 다 맞아들이고..............

 

샤워를 하고 나오니 샴펜인을 집에서 준비해 온 모양이다.

테이블에 세팅해 놓고 기다린다. 그 녀가.......

 

가볍게 한 잔씩 하고

"내가 한번 업어보면 안 될까요?"하니 고개만 끄덕인다.

업고보니 그녀의 가슴이 등에 와 닿으면서 전율을 느낀다.

 

 나는 너무 행복하여 덩실덩실 업고 방을 돌다보니 그녀의 입이 나의 머리에 받치면서  

이가 아프다 한다.

그 후로 현재까지 그녀의 이는 나의 엄청난 인내와 치료비를 감당하여야 한 사건의 시작 이었다.

 

그래서 내려 놓고 딱히 할 일도 없고해서 오늘 저녁은 일찍자고 내일 경주관광 하자 하고

침대에 들었다.

아주 어색하였지만 내가 그녀를 등뒤에서 살포시 껴안았다.

가만히 있네

그럼  1단계까지는 오늘 진도 나가야지

키스도 아니고 뽀뽀하는 순간 그 녀의 양 손과 발이 날라온다

"짐승같이 왜 이래요"

나는 그대로 침대에서 굴러 떨어졌고

 

결국 신혼여행은 신혼여행이 아니고 경주 관광으로 끝났지만...................

 

신혼 첫날 아침에는 우리의 순결을 증명해 주듯 눈이 와서 온 천지를 하얗게 덮어 너무나 아름다운 아침을 맞이 하였다.

언제쯤 제대로 된 짐승이 될까.......... 

 

 

 

 

 

 

'사랑하는 아내와 더불어 30여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보 1  (0) 2010.04.17
신혼 시절은 없었다.  (0) 2010.04.14
드디어 결혼하다.  (0) 2010.04.13
결혼 전야  (0) 2010.03.24
발주처 Suppervisor로 부터 축하 편지와 축의금을 받다....  (0) 2010.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