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한 가락이 있는 오후의 사랑방

우물 안 개구리

허공을 걷는 길 2022. 3. 22. 09:24

한 우물 안에 개구리 가족들이 살았다

그 중 한 마리의 개구리는 오로지

출세에만 집중하였지

앞도 뒤도 옆도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출세 하나만 바라보면서

 

그 개구리는 많은 세월을 허비하면서

늦게나마 자신의 소원을 이루었지

 

우물 안 개구리는 가족들의 성원으로

세상구경을 하러 바깥세상으로 나갔지

 

우물 안 개구리는 바깥 세상을 모르는

자신의 가족들은 그 개구리가 최고라고

항상 추켜세웠지

 

그러다 보니 자신만이 세상에서 가장 잘난

개구리로 착각하며 살았지

 

친구도 자신이 좋아하는 개구리들만 두며

항상 왕 노릇을 하는 것을 즐겼지

 

우물 바깥에서 자란 개구리들은 웃기는

개구리라며 가까이 하지 않았지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과 따끈한

온천을 즐기러 갔지

몸이 따뜻해지니 눈이 스르르 감기면서

물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 조차 

느끼지 못하고 혼자 즐기다가

뜨거운 물에 삶겨 죽고 말았지

 

우물 안 개구리의 친구들은 

뜨거운 맛이 그제서야

어떤 것인줄 알았지

친구를 잃었지만

시간은 흘러간 뒤였지

후회해도 아무 소용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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