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아이들에게

사랑하는 딸이 보낸 행쇼

허공을 걷는 길 2014. 3. 22. 19:47

아빠 

메일은 몇개나 보낸거야 ㅋㅋㅋ

 

우선 시험결과에 대해서 전적으로 다 내 잘못이지.

엄청나게 공부해도 될까말까한데 그만큼 열심히 하지도 못하고 잘못된 방법으로 공부한 다 내 잘못이야.ㅎㅎ

내가 나약한건 내 천성이지 ㅋㅋ 타고 난 내 성격이지

그걸 아직까지 못 고친것도 다 내 잘못이고 그러니까 아빠랑 엄마랑 걱정안해돼

실은 솔직히 내가 시험칠 때마다 걱정되는 게 시험에 대한 결과에 대해서도 있지만

아빠랑 엄마가 더 걱정될 때도 있어. 물론 내 오지랖때매 그럴수도 있는데

 

내가 느끼기는에 특히 아빠가 나를 너무 불쌍하게 여기는 거 같아서ㅋㅋ

나를 너무 안 됐다고 그러는 거 같아서 그게 좀 싫어.....

솔직히 내가 선택한 시험이고 그 시험에 대해서 내가 어떤 과정으로 공부를 했고 어떤 생활을 했는 지

내가 잘 알잖아. 그래서 내가 묵묵하게 받아들이고 그걸 극복해내려고 하는 데

그 때마다 아빠의 시선이 너무 나를 불쌍하게 여기고 내가 하는 일마다 다 잘 안된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서

그게 싫어. 뭐 아빠 입장에서 당연히 그럴 수도 있는데 아빠가 날 그렇게 생각하고또 가끔  주변 사람한테 그런 이야기하는 게 엄청 싫어.

내가 가끔 그렇게 이야기 하는 거 싫다고 말하고 그런 말 하지말라고 하는 데 아빠는 그냥 쉽게 넘기는 거 같아서 그것도 싫고

솔직히 말해서 난 그냥 쿨하게 못하더라도 쿨한척 하면서 넘기려고 하는데

아빠는 그렇게 안 하잖아. 그래서 난 좀 그래 심각한 분위기 잡고 말하는 것도 좀 그래서 그냥 편안하게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쉽게 이야기하는 거처럼 보일려고 하는 데

항상 아빠는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진짜 내 말을 이해할까 싶기도 하고

 

정리하자면 아빠가 나를 너무 불쌍한 딸로 생각하지 말아줘

난 불쌍하지않고ㅋㅋ 내게 닥친 모든 일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헤처나갈거니까 걱정말어!

솔직히 아빠의 불쌍한 딸 이미지가 난 너무 싫어 엄청 싫어

아무튼 그런 생각을 안 해주셨으면 좋겠어 ㅋㅋ 내가 어쩌다가 불쌍한 딸로 추락했는지는 ㅋㅋ

뭐 시험마다 잘 안되서 그런건데 ㅋㅋ 근데 전적으로 다 내탓이야. ㅋㅋ 오히려 나한테 뭐라고 해

왜 그렇게 노력을 안 했냐고 왜 그렇게 공부를 안 했냐고

나를 "아이고 불쌍해라 우리 딸"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이게 내가 생각하는 아빠가 나를 생각 이미지 야 !!! 

또 내가 약대를 가려는 게 편안하게 살고 싶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

처음엔 뭐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는데

공부를 하다보면서 재밌기도 하고 또 내 미래를 다시 가져다줘서 그래

실은 내가 20살때부터 꿈없이 살기도 했고 ㅋㅋ 그래서 시험을 쳐도 막 열정적으로 엄청나게 정열적으로 최선을 다 하지 않았던거 같아.

근데 지금은 아니야. 내 꿈도 생겼고 진짜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니까 아빠가 그렇게 생각 안해줬으면 좋겠어.

약대를 가기로 한 뒤 부터 좀 행복했거든 ㅎㅎ 내가 학교를 더 열심히 다니고 학점 따려고 공부한 것도 그렇고 다 목표가 생격서 그런거야 ㅋㅋ

아빠! 내가 아빠핏줄영향이 엄청나게 커서 엄청나게 계산적인거 알지??

내가 하고자하는 거 아니면 그렇게 눈에 불을 켜고 안해!!!!!!

예시로 내가 공업수학 에이쁠 받으려고 고등학교수학 미적분 강의도 다 듣고 교수님까지 찾아가면서 공부했어 ㅋㅋ

아빠ㅋㅋㅋ 아빠가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에 내가 아무런 꿈도 없이 그렇게까지 했을까?!

아빠, 아빠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나 그렇게 어리석지도 않고 불쌍하지도 않아

그러니까 그런 걱정들은 안 했으면 좋겠어. 아빠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게 느껴질 때 마다 난 엄청나게 불안해져

 

난 아주 잘 지내고 씩씩하게 사니깐!!!

걱정하지 마시고 나를 그냥 쿨하게 받아들여줘

나도 내 앞가림을 해야한다는 거 충분히 알고 있거든 ㅎ ㅎ아빠가 늘 상기줘서 그런것도 있지만

아빠가 생각하는 만큼 나 진짜 어리지도 않고 어리석지도 않아! 그리고 나 지금 즐겁고 행복해 ㅎㅎ

 

걱정말고 언제나 행쇼!!!

(행쇼는 무슨 뜻이지 알지?! 행쇼 : 행복하십시오!! 줄임말이야!!)

 

아!! 또 나 아빠한테 부탁할거 있어 ㅎㅎ

엄마생일 선물로 엄마 화장품세트 하나 사주면 안될까나?!

엄마 제대로 된 화장품이 없잖아 ㅜㅜ  난 내 용돈으로 화장품을 사지만 ... 엄마는 그렇지 않잖아 ㅜㅜ

아빠가 엄마 화장품 제대로 된거 사다줘 ㅎㅎ  스킨 로션 이라도....응~ 부탁해요!!

 

이제 진짜 끝!!!!!!!!

아빠 언제나 행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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