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아이들에게

인생의 길은 외통수가 아니다

허공을 걷는 길 2013. 9. 29. 22:14

 

그래

우리 딸 믿고

불쌍하게 생각 안할께

아마 막내라서 그런 생각이 자꾸 나나봐

그래도 이제부터 우리 딸이 씩씩하게 잘 살아간다고 굳게 믿고

모든 것을 너 스스로가 잘 헤쳐 나간다고 믿고

아빠의 근심 걱정은 이 시간부터 끝....

 

아마도 그럼 우리 딸이 좀 섭섭할텐데

그래도 할 수 없다

아빠는 한번 한다면 하느 사람이니까.........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리 딸은 잘 헤쳐 나갈꺼야

부처님의 딸이니까

 

내일 시험 잘쳐 

 

 

--------- 원본 메일 ---------

보낸사람: 허지원 <wonna55@naver.com>
받는사람 : 허공을 걷는길 <esp7943@daum.net>
날짜: 2013년 9월 27일 금요일, 20시 08분 54초 +0900
제목: 아빠

아빠 

메일은 몇개나 보낸거야 ㅋㅋㅋ

 

우선 시험결과에 대해서 전적으로 다 내 잘못이지.

엄청나게 공부해도 될까말까한데 그만큼 열심히 하지도 못하고 잘못된 방법으로 공부한 다 내 잘못이야.ㅎㅎ

내가 나약한건 내 천성이지 ㅋㅋ 타고 난 내 성격이지

그걸 아직까지 못 고친것도 다 내 잘못이고 그러니까 아빠랑 엄마랑 걱정안해돼

실은 솔직히 내가 시험칠 때마다 걱정되는 게 시험에 대한 결과에 대해서도 있지만

아빠랑 엄마가 더 걱정될 때도 있어. 물론 내 오지랖때매 그럴수도 있는데

 

내가 느끼기는에 특히 아빠가 나를 너무 불쌍하게 여기는 거 같아서ㅋㅋ

나를 너무 안 됐다고 그러는 거 같아서 그게 좀 싫어.....

솔직히 내가 선택한 시험이고 그 시험에 대해서 내가 어떤 과정으로 공부를 했고 어떤 생활을 했는 지

내가 잘 알잖아. 그래서 내가 묵묵하게 받아들이고 그걸 극복해내려고 하는 데

그 때마다 아빠의 시선이 너무 나를 불쌍하게 여기고 내가 하는 일마다 다 잘 안된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서

그게 싫어. 뭐 아빠 입장에서 당연히 그럴 수도 있는데 아빠가 날 그렇게 생각하고또 가끔  주변 사람한테 그런 이야기하는 게 엄청 싫어.

내가 가끔 그렇게 이야기 하는 거 싫다고 말하고 그런 말 하지말라고 하는 데 아빠는 그냥 쉽게 넘기는 거 같아서 그것도 싫고

솔직히 말해서 난 그냥 쿨하게 못하더라도 쿨한척 하면서 넘기려고 하는데

아빠는 그렇게 안 하잖아. 그래서 난 좀 그래 심각한 분위기 잡고 말하는 것도 좀 그래서 그냥 편안하게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쉽게 이야기하는 거처럼 보일려고 하는 데

항상 아빠는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진짜 내 말을 이해할까 싶기도 하고

 

정리하자면 아빠가 나를 너무 불쌍한 딸로 생각하지 말아줘

난 불쌍하지않고ㅋㅋ 내게 닥친 모든 일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헤처나갈거니까 걱정말어!

솔직히 아빠의 불쌍한 딸 이미지가 난 너무 싫어 엄청 싫어

아무튼 그런 생각을 안 해주셨으면 좋겠어 ㅋㅋ 내가 어쩌다가 불쌍한 딸로 추락했는지는 ㅋㅋ

뭐 시험마다 잘 안되서 그런건데 ㅋㅋ 근데 전적으로 다 내탓이야. ㅋㅋ 오히려 나한테 뭐라고 해

왜 그렇게 노력을 안 했냐고 왜 그렇게 공부를 안 했냐고

나를 "아이고 불쌍해라 우리 딸"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이게 내가 생각하는 아빠가 나를 생각 이미지 야 !!! 

또 내가 약대를 가려는 게 편안하게 살고 싶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

처음엔 뭐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는데

공부를 하다보면서 재밌기도 하고 또 내 미래를 다시 가져다줘서 그래

실은 내가 20살때부터 꿈없이 살기도 했고 ㅋㅋ 그래서 시험을 쳐도 막 열정적으로 엄청나게 정열적으로 최선을 다 하지 않았던거 같아.

근데 지금은 아니야. 내 꿈도 생겼고 진짜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니까 아빠가 그렇게 생각 안해줬으면 좋겠어.

약대를 가기로 한 뒤 부터 좀 행복했거든 ㅎㅎ 내가 학교를 더 열심히 다니고 학점 따려고 공부한 것도 그렇고 다 목표가 생격서 그런거야 ㅋㅋ

아빠! 내가 아빠핏줄영향이 엄청나게 커서 엄청나게 계산적인거 알지??

내가 하고자하는 거 아니면 그렇게 눈에 불을 켜고 안해!!!!!!

예시로 내가 공업수학 에이쁠 받으려고 고등학교수학 미적분 강의도 다 듣고 교수님까지 찾아가면서 공부했어 ㅋㅋ

아빠ㅋㅋㅋ 아빠가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에 내가 아무런 꿈도 없이 그렇게까지 했을까?!

아빠, 아빠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나 그렇게 어리석지도 않고 불쌍하지도 않아

그러니까 그런 걱정들은 안 했으면 좋겠어. 아빠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게 느껴질 때 마다 난 엄청나게 불안해져

 

난 아주 잘 지내고 씩씩하게 사니깐!!!

걱정하지 마시고 나를 그냥 쿨하게 받아들여줘

나도 내 앞가림을 해야한다는 거 충분히 알고 있거든 ㅎ ㅎ아빠가 늘 상기줘서 그런것도 있지만

아빠가 생각하는 만큼 나 진짜 어리지도 않고 어리석지도 않아! 그리고 나 지금 즐겁고 행복해 ㅎㅎ

 

걱정말고 언제나 행쇼!!!

(행쇼는 무슨 뜻이지 알지?! 행쇼 : 행복하십시오!! 줄임말이야!!)

 

아!! 또 나 아빠한테 부탁할거 있어 ㅎㅎ

엄마생일 선물로 엄마 화장품세트 하나 사주면 안될까나?!

엄마 제대로 된 화장품이 없잖아 ㅜㅜ  난 내 용돈으로 화장품을 사지만 ... 엄마는 그렇지 않잖아 ㅜㅜ

아빠가 엄마 화장품 제대로 된거 사다줘 ㅎㅎ  스킨 로션 이라도....응~ 부탁해요!!

 

이제 진짜 끝!!!!!!!!

아빠 언제나 행쇼

 

 

 

사랑하는 딸 서영아

아빠가 요즘 자주 메일 보내는 것 같네

 내일 TOEIC 시험 잘 치고....

 

어제 저녁에 너의 착 가라앉은 목소리는 무척이나 너를 비롯해

엄마 아빠가 힘들게 느껴지는구나

너네 큰 삼촌은 ISO(국제 표준기구)이사로 선임되었다는 소식조차도

반갑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사랑하는 딸이 이루고자 하는 모든게 왜 이렇게 힘들기만 할까?

다 그 자리에서 뜻이 있겠지

 

이번 추석때 할아버지는 너의 태몽이 큰 용이 연못에서 용트림하는 꿈을 꾸어

정말 큰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엄마,아빠가 이름을 바꾸어 너가 힘든 것

아니냐라고 말씀하시고....

 

너의 외할아버지는 왜 갑자기 그런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는데

너와 오빠는 지금 다니는 학교가 인연이라 하시고.....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빠도 인생계획은 잘 세웠는데

실천을 잘못한것 같고.....

 

아빠 역시 아빠가 살아온 삶을 원망해서 그런 결과가 온 것이 아닌지....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았단다.

 

아빠가 오빠가 어렸을 때 아빠의 인생계획에 따라

동생은 오빠가 뒷바라지를 다 하여야 한다고

교육을 시켜서 너 한테 과도한 신경을 써는 것이

너에게는 이렇게 정신적으로 힘들게 할 줄

몰랐다.

 

아빠가 우리 딸 서영이를 사랑한다는게 너무

나약하게 만든 것도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갑자기 너의 큰 외삼촌 생각이 나는구나 "우영" 외삼촌 위에

"우종"이라는 큰 외삼촌이 있었지

그 외삼촌도 서울 동국대학교에서 공부하면서 가정 형편과

자기 자신의 적성을 찾는다 하여 중퇴하고 군대 갔다와서

제대로 복학조차 하지 않고 방황하다가 외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뒤따라 가버렸지  

 

아빠는 가정형편과 할아버지의 카리스마 때문에 복종은 하였지만

아빠 인생목표에 맞는 과를 선택하였지

근데 그 길이 틀리는 것 같았는데 뜻은 같았다는거야

고등학교 문과에서 이과작업으로 한평생 보내었잖아

건축,다리,물류,해양구조물

 

그러나 아빠의 직장생활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아빠의 마지막 삶은 사진촬영과 농업으로 마무리 할 것 같네 

 

"건축" 참 매력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지

종이에 아빠가 원하는 모든 사람이 편리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집을 설계하여 집을 짓고 나면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해 할까

우리집은 좀 그렇지만.....

그리고 설계 하여준 아빠에게 얼마나 고마워 할까 하는...

일종의 보람찬 삶을 꿈꾸었기에

비록 아빠가 처음부터 되고 싶었던 선생님이 되어 

훌륭한 제자를 배출하는 보람도 크겠지만

서울에 가면 큰 건물,오림픽 경기장 인천국제공항등

아빠의 손을 거쳐갔다는 것에 대하여 아빠 스스로가

보람찬 삶을 살았다고 생각해

누가 알아주던 몰라주던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지   

 

그래서 옛말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의 의미도 알게 되었고...

 

사랑하는 딸 서영아

오빠는 널 동생으로서 책임감으로

그렇게 하지만

사회에 나가면 별별 인간들이 많아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은 5% 내외이고

95%는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는거야

특히 요즘 세월은 정신병자같은 인간 쓰레기들이

득실득실하다는 거지

그런데 지금처럼 사고한다면 이 세상을 어떻게 적응할래

오빠와 그렇게 맞지 않아 피하려고만 하면

사회생활도 적응을 할 수가 없어

피하려 하지말고 요즘말로 돌직구를 하여야만

참다운 나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데

지금처럼 마음이 약가고 두려워 한다면

과연 너가 사회에 나오면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사랑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우물안 개구리로

키우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고

이제 23살 내년이면 24살 좀 더 있으면 30대....

 

서영아

사회생활한다는 생각으로 오빠와 학교 친구들과 

내 뜻과 안 맞더라도 맞추어 가면서 살아가는 방법

과 처세술을 이제부터 익혀야 할 시기인 것 같다

좀 늦었지만.......

 

이 세상은 내 뜻과 같이 살아 갈 수는 없다

그 누구도

재벌,정치꾼,회사원,개인 사업하는 삶 등등

 

내가 이 세상에 맞추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

나가야 할 때인 것 같다.

 

남은 너의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너의 인생목표를 뚜렷하게 세워라

그리고 그 인생목표를 향해서 나가야 한다

만약 약사가 되려면 왜 약사가 되어야 하는지의 의미를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즉 돈 많이 벌어서 혼자서 편안하게 잘 살겠다는 것은

의미가 아니다.욕심일 뿐이다

예를 들면 불쌍하고 힘들고 병 걸린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좋은 약을 적시 적소에 처방헤주는 약사가 되어야

겠다는 사고

내가 인생 마감할 때 후회없는 삶을 살았노라고 자부 할 수 있는

그런 사고가 필요하지

 

서영아

사랑한다

그러나 강해져야 남은 삶을 행복하게 살아 갈 수있다

그 강인함은 내 스스로가 세운 인생목표에서만 나올 수 있다

 

사람은 언제든지 사랑하는 사람과 아무리 헤어지기 싫어도

헤어져야 한다.

 

지금도 헤어져 있지 않니

그러나 지금은 보고 싶으면 쫒아가서 볼 수 있지만 조금만 더

있으면 보고 싶어도 가슴에 묻고 보아야 할 싯점이 올 것이다

 

인생은 영원한 것 같지만 아주 짧은 여행 길이란다

오빠가 두렵거나 같이 밥을 먹기 싫을 때는 너가 직장생활하면서

상관과의 관계라고 생각을 돌려서 너의 상관에게 점수를 잘

따서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 나의 처세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번 더 생각하고 지금부터 연습을 해라

오빠에게는 실수를 하여도 용서가 되지만

사회는 그렇지 않다

오빠를 피하려 하지 말고 진정으로 오빠와의 관계가 편안해지도록

노력해서 나중에 오빠가 사회 생활하는데 선생님이 되어주어

정말 감사한 마음이 올라 올 수 있도록.......

 

학교도 마찬가지다

내가 다니는 학교,이수하는 과목을 내가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사랑하리

내가 다니는 학교,이수하는 과목을 내가 고마워하지 않으면 누가 고마워하리

내가 다니는 학교,이수하는 과목을 내가 감사해하지 않으면 누가 감사해하리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 내가 행복해하지 않으면 어디서 행복을 찾으리

내가 다니는 학교가 있어  학교가 있어 학교 덕분으로 나의 삶을 추구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

 

지금 이수하고 있는 과목도 열심히 하여 장학생으로 졸업하면 더 고맙고

약사가 되려면 학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과가 중요한 것이니

남은 TOEIC 시험과 봉사활동 점수를 최대한 채워 꼭 갈 수 있도록 하자

엄마 아빠는 오직 열심히 기도 할 뿐이다

 

인생은 물질도 필요하지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제는 너 나름대로 설정하여야 할 것이다

잘 살아갈 우리 딸 사랑한다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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