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아들,사랑하는 딸
아빠가 이제 두어달 지나면 32년이라는 직장생활을 마감하는구나
아빠는 항상 아빠보다 훌륭한 아들과 딸이 될 것을 항상 믿고 있단다
너희 오누이를 위해서라면 아빠는 물,불 가리지 않았다.
직장에서 속이 너무 상하여 상관과 싸워도 보았고
비굴한 행동도 서슴치 않았다.
왜냐면 아빠와 같은 삶이 싫었기에...........
너희들 만큼은
정말 먹고 사는 것에 대하여 얽매이지 않고 취미를 직업으로 삼고
항상 하루 하루가 행복하고 감사하고 사랑하는 인생을 살아가기를
바랬고 바라고 있다.
아빠가 암이라는 병으로 쓰러졌을 때
아빠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살아야 되겠다',
'죽어야 되겠다' 라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단지 큰스님에게 모든 것을 맡겨놓고 내 몸을 수술대에 올렸고
수술이 끝나고 모든 사람들이 걱정하고 염려 때문에
'다시 일어나야 한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누가 뭐라해도 곧 30세가 되는데도 Law School에 가서 공부해야겠다는 아들',
'오빠가 경제면에서 아직 철이 들지 않았다고 아빠한테 살짝 이야기하면서 자기가 가고 싶은 대학을 가기 위해 재수하는 딸',
'병원에 누우있을 때 당신의 건강이 중요하다고 회사를 그만 두는게 어떻냐 해놓고 이제 거의 정상으로 돌아 오니
아들,딸을 위해 그리고 결혼할 때까지 연장근무하게 해달라고 부처님에게 간절하게 매달리는 아내..........'
이 모든 것이 가능해 질것 같다.
올 한해는 연장근무를 할 수 있다.
별 탈만 없으면 3년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한편으로는 작년에 정년퇴직한 친구들은 잘 살았는지 직장도 구하지 않고 즐거운 생활을 한다 한다.
아내와 같이 주방일도 하고 손 잡고 음악회도 가고 연극 보러도 가고
어떤 친구는 하루종일 테니스도 치고 끝나고 나면 친구들과 소주한잔 기울이기도 하고
어떤 친구는 여행도 다닌다 한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지만
나의 할 일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구나
아직 내가 할 일이 있구나
아직 나를 인정해주는 직장이 있구나 하면서 감사한 마음을 모든 사람들에게 회향한다.
사랑하는 아들,딸 그리고 영원히 같이 하자던 나의 아내여!
나는 쓰러지기는 하였지만
다시 일어날 수 있어 정말 고맙다
그리고 감사하다.
생명도
직장도
모두 덤으로 사는 인생같다.
아마도 저승에 가기는 이른 모양이다.
나의 할일이 아직 남았기에 마저 하고 오라는 모양이다.
덤으로 사는 인생
한번 더 기회를 부여 받은 인생
다시 일어 나서 살아가는 인생
하루 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더불어
이제부터 회향하는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려한다
사랑하는 아들,딸아
주위에서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와도 포기하지 마라
나의 인생 몫은 어디엔가 분명히 있다.
찬란한 보석처럼 빛나는 길이도 하겠지만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수렁같은 곳도 될 수 있다.
그러나 명심 또 명심할 것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삶이다.
쓰러져서 포기하고 원망하고 미워하면 스스로 자신이 패배자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패배자는 죽어서도 패배자다.
염라대왕도 패배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 어느 누구도 패배자를 좋아하는 그 무엇도 없다.
좀 늦어면 돌아간다고 생각해라
좀 빨리가면 내가 할 일이 많아 좀더 일찍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라.
아빠를 보아라
항상 꿋꿋하게 너희들 옆에 있을 것만 같던 아빠도 쓰러졌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자랑스런 아빠가 되기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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